이제 우리는 어찌해야 하는가? (남도일보 화요세평 - 문정현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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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어찌해야 하는가?
< 문정현 법무법인 바른길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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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것인가? 무슨 나라가 이따위로 운영되고, 무슨 대통령이 이토록 무법천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인가? 분노하고 또 분노하는 시민을 향하여 무엇이 잘못되었느냐고 반문하는 세력은 또 어디에서 온 뚱딴지 같은 망령인가? 정상인이라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어쩌다가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서 일어난 것인지 답답하고 서글플 따름이다. 100만 촛불집회에, 우리 국민의 수준높은 시위문화에 세계가 놀라고, 우리 스스로도 가슴 뜨거워 잠못 이루는데, ‘바람이 불면 촛불은 꺼진다’며 국민의 뜻을 폄하하고 삿대질하며 국민을 상대로 한판 하겠다는 국회의원은 또 어디에서 누구를 위해 일하겠다며 나선 사람인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게다가 검찰은 수사 결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중심에 현직 대통령이 있다고 선언하였고, 이를 조목조목 공소장에 명시적으로 적시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검찰의 수사결과는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며, 신뢰할 수 없는 검찰조사에는 응할 수 없다고 초강경 대응하고 있다. 도대체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이 나라 검사는 대통령이 임명하고 있고, 그동안 집권자들은 정치적으로 검찰권을 이용하고, 통제하여 온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 아닌가? 오죽하면 검찰마저도 더 이상 대통령을 보호하거나 옹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음을, 손바닥으로 더 이상 하늘을 가릴 수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였겠는가? 그동안 검찰은 정치검찰이라는 오명을 자초한 측면이 없지 않았고, 많은 국민들이 아직도 검찰권의 정치적 중립성을 믿지 않고 있음에도 이번 사건 만큼은 어쩔 도리가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이제부터는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겠다는 것인지 아직 속단할 수 없지만, 어쨌든 이번 검찰의 수사태도와 결정에는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어떡해야 하는 것인가?
우리 국민은 국민주권의 진정한 구현을 위해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며 촛불을 계속하여 밝힐 예정이고, 그와 같은 분노의 표출과 주권의식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어디 그뿐인가? 노동자는 동맹파업하겠다고 하고, 학생들은 동맹 휴교를 선언하였다. 이와 같은 민주적 개혁 요구와 주권의식이 이처럼 분명하게 표출된 적이 얼마나 있었던가? 그런데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는 경제적 위기를 조속히 해결하여 국민 모두의 생활안정과 서민의 고통을 덜어주어야 할 절박한 시기에 처해 있고, 국가안보와 평화정착을 위한 대내외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특히 미국의 정책변화와 국제적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하여 외교적 성과를 거두어야 할 시급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국민적 요구와 산적한 국가적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을까?
문제는 이제부터다.
지금 당장 대통령이 하야하거나 궐위된다면 현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직무를 대행해야 한다. 그런데 그와 같은 일이 일어나서는 안된다. 현 국무총리의 상황인식과 국정운영 태도에 비추어 현 국무총리는 과도중립내각을 이끌 적임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이 질서있는 퇴진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청와대와 대통령이 하야를 공개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이상 국정공백을 줄이고 하루속히 국정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여러 방법을 동시에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하야 요구는 더욱 거세지고 분명해질 것이나, 다른 한편 국회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를 하루속히 착수해야 한다. 다만 탄핵절차에 앞서 국민의 신망을 받는 국무총리의 지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파적 이익에 따라 셈법에 능한 현 정치지도자들에게 그런 합의를 이룰 능력과 자질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것 또한 사실이나, 그럼에도 국회와 정치인에게 부디 국민의 뜻을 존중하고 진심어린 애국심으로 거국중립내각을 이끌 국무총리를 조속히 합의하여 지명하기를 촉구한다. 산적한 국가적 현안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고 헤쳐나가야 하기에…
우리 국민도 촛불집회로 만족하여서는 안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대통령의 하야를 끌어내든, 거국내각 구성 후 대통령을 탄핵하든 그것은 어쩌면 부차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국민이 참주인이 되는 세상은 일회적인 구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들 가슴속에 촛불 하나씩 켜고 하야나 탄핵 이후의 국가상을 스스로 그려내야 한다. 국민이 참주인라는 사실이 영원토록 각인되도록 제도를 새롭게 만들고 그 운용을 감시해야 한다. 오늘의 고통과 혼란이 프랑스 대혁명처럼 한국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 한국 대혁명으로 이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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